PO 미신, 파랑새를 찾아서 - CPO 김용훈
2022.08.04 우아한 PM의 밤
조직의 크기가 커지고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도 분명 달라졌음에도 관성적으로 '기획자'라는 단어를 사용해왔었다.
기획자라는 포지션 명으로 그들을 부르는 것이 과연 맞는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
서비스 기획자는 90년대 말, 2000년대 초 인터넷 기업, 웹 에이전시에서 시작되었다.
당시만해도 기획자는 제안, 계약, 프로젝트 관리 등 디자인과 개발 이외의 거의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
클라이언트나 사업부의 요구를 받아서 기획/디자인/개발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폭포수 개발 방식으로 프로덕트가 만들어졌고
IA, UI 중심의 스토리보드가 주요 산출물이었다.
그럼 언제부터 도대체 기획자 -> 프로덕트 매니저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나?
웹의 시대에서 앱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서비스에서 프로덕트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되었다.
웹서비스보다 앱서비스에서는 훨씬 더 많은 자원이 필요했고, 기술의 난이도도 높아졌다.
"프로덕트"라는 단어는 공산품을 의미한다. 웹에서 앱으로 전환이 되면서, 서비스는 가내수공업 형태에서 산업혁명을 거쳐 공산품을 빠르게 만들어내는 것처럼 변화했다.
기존과 비교하여 많은 자본이 투입되고 시장이 커진 상황에서 '우리가 만든 앱을 어떻게 하면 잘 만들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시장에 널리 퍼지게 되었고, 방법론 같은 것들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널리 퍼진 방법론을 기반으로 앱을 만드는 것들이 당연해졌고 (agile 로 만들어야하고, 표준화가 가능할 것 같고 등등) 이를 완성된 형태의 '프로덕트'라고 부르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결국 서비스 기획자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부르는 이름이 변화된 이유는 기술적인 변화, 우리가 다루어야 하는 미디어의 변화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프로덕트의 시대에서 기획자의 역할 변화
agile 개발방식, 도메인 단위 목적 조직 보편화
분업을 통한 업무 전문화 - PMO, TPM, QA, 리서치 등
프로토타이핑 툴 보급, 인터페이스의 고민은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로 많이 넘어감
산업 고도화, 모바일 경험 상향 평준화, 낮아진 사용자 호기심
더이상 프로덕트 매니저에게 차별화된 앱경험 등을 요구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잦은 A/B 테스트
고객 경험보다는 사업가치, Creativity 보다는 Productivity 로 중심점이 많이 옮겨가고 있다.
왼쪽이 현재 상황이고 오른쪽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다양한 인풋으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이때 주목해야할 점은 바로 Output을 Minimize 해야한다는 것이다.
PM은 항상 시간이 부족하고 예산은 적고, 개발자는 모자르고 자원이 한정되어있다. 그렇다면 결국 PM의 역량과 전문성이라는 것은 어떻게 하면 가장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 임팩트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능력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PM vs. PO
저희는 PO 없나요?
PM은 권한도 없고 현실에 쩔어있는 느낌인데 PO는 슈퍼맨같고 엄청난 권한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 같은 느낌
PO 는 사실 특정 상황에서 주어지는 역할이지 직군은 아니다. 스크럼을 돌 때, 조직 내부에서 가장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하여 프로덕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왜 그것이 유효한지 설득하는 역할
우리나라에서는 훨씬 큰 의미로 PO가 해석되고 있다. 오히려 PM이 PO보다 더 높고 큰 포지션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제품개발 방식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PO를 앞세워 마케팅을 했고 제품의 성공과 맞아떨어지면서 그 방법이 먹히기 시작함
흔히 말하는 조직의 성장 단계에서 PMF 에 도달하기까지, 무수한 실패를 반복하는 시기에는 비전을 입증하기 위해 PO 중심으로 빠르게 시도하고 실패하며 PMF 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유효하다.
PO는 프로덕트의 성장 자체에만 집중하며 100%의 힘을 프로덕트에만 쏟을 수 있다.
하지만 PMF 를 찾고 J커브를 그린 이후에는 성장기에 접어들게 되고, 이때는 프로덕트의 가치를 늘리고 지속성장성을 증명해야한다.
한번 스윗스팟을 맛본 사람들은 고객과 시장에 대한 감각이 있기 때문에 그 뒤에 시도하는 경우에도 성공하는 프로덕트를 만들어낼 확률이 계속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시기에는 프로덕트에 대한 범위도 커지고, 조직도 커지게 된다.
온전히 프로덕트에만 집중하던 상황에서 바뀌어서 이제는 설득해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다.
PO의 의견을 중심으로 프로덕트를 개발하던 방식에서 PO가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조금씩 생겨나게 된다.
완숙기에 접어들면 규모, 수익성, 생산성을 신경써야한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진다.
초기에 비하면 PO의 자기의사결정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의 크기와 같은 것들은 당연히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정리하자면, PO는 특정 조직에서 지속 가능한 PMF 를 찾기 전 단계에서 프로덕트 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진의 강력한 지원 아래 빠르고 기민하게 프로덕트에 대한 의사결정을 자기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때 유효
Owner 라는 표현의 부작용
Own 하지 못하는 Owner 는 동기가 저하되고
높은 자기 책임감 대비 부족한 권한
자기 주도적인 의사결정을 과신하고 하향식 의사결정에 대한 거부감
맹신적 사용자 중심주의 -> 비즈니스 가치를 폄하할 수 있다.
PM/PO 라는 이름에 너무 스스로 매몰되지 말자. 조직의 단계별로 필요한 역할과 직군이 있다.
분명 모든 PM들은 성과를 내기 위한 나만의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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