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아닌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나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고 동료들에게, 그리고 먼저 문제를 해결해나간 수많은 선배 개발자분들로부터 오늘의 지금 이 순간까지 많은 도움을 받으며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이렇게나 부족한 내가, 왜 키보드 앞에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을까?

모든 사람은 글을 써야한다.

어디서 본 것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아주 예전에 누군가가 적어높은 저 글귀가 참 마음에 와 닿았었다. 코딩이 제일 쉬웠다는 천재 개발자도 아니고, 온갖 고난과 역경을 딛고 사업을 성공시킨 CEO 도 아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경험과 이야기는 그 세상을 살아가는 다른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위 같은 믿음이 생긴데에는 여러가지 계기들이 있었다. 한번은 개발을 하다가 에러를 마주했었는데, 구글링을 아무리 해봐도 도무지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미 탭을 마우스로 누르기도 벅찰 정도로 많은 탭들이 열려있었을때쯤, 기적처럼 나는 블로그 글 하나를 보게 되었다. 그 글은 딱봐도 신입 개발자가 쓴 글이었고 설명도 친절하지 않고 그냥 코드만 쭉 붙여져 있었을 뿐이다. 그 투박했던 글 하나가 하루 온종일 나를 괴롭히던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마리를 주었다. 만약 그 개발자분이 나는 신입이니까 더 연차가 쌓이고 개발을 잘하게 되면 글을 써야지 생각하고 그 글을 포스팅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또 헤아릴 수 없는 시간들을 에러의 원인을 찾는데 쏟았을 것이다. 다른 숙련된 개발자 분들의 잘 정리되고 친절한 글 100개보다 그날 나에게는 그 글 하나가 더 소중하고 감사했다.

또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인생이 막막하게만 느껴지고 내가 너무 부족하게 느껴질때,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해있었던 어떤 개발자분의 브런치 글을 읽고 그분을 내 마음속의 멘토로 모시게 되었다. 그 분이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 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고민하면서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을 비교적 쉽게 해결해나갈 수 있었다.

나한테 필요한 글들은 때때로는 잘 갖춰진 글이 아닐 수 있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닐 수 있다. 오히려 투박하고 갖춰지지 않은 글, 설명이 친절하지 않은 글,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꾸준히 성장해가고 있는 사람의 글이 나에게는 더 필요한 순간이 있을 수 있다. 나도 그런 사람들의 글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위로를 받았기에, 그것에 대한 감사함을 담아서 나도 나만의 글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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