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3주차
매도 빨리 맞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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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주보다 나아진 데이터 분석
지난 주 PM들 사이에서 주간 데이터 분석에 대한 공유 방법을 좀 바꿔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회의를 거쳐 엑셀 시트에 데이터 시각화를 하는 것에 좀 더 주목하여 구체적인 수치 자체보다는 전반적인 추세를 파악하는 정도로 회의를 진행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에 맞춰 엑셀 시트를 전반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확실히 wiki 에 보고서 형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때에는 퍼센트, 수치 자체를 "채워야"한다는 강박감이 들었고, 그것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였었는데, 그 과정은 사실 알맹이는 없고 그냥 숫자들의 나열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주 데이터 분석을 준비하면서는 구체적인 수치 자체보다는 작년과 비교한 추세, 전반적인 경향성을 모니터링하기 쉽게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작업에 좀 더 집중을 했고, 그러다보니 나 또한 혼자서 데이터에 대해 고민하고 좀 더 깊게 파악해보는 과정을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주 데이터 회의에서는 나름대로 지난주보다 더 나은 정보와 인사이트를 공유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뿌듯했다🥹
2. Lacked of
1) 상하좌우 정렬 부족,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
정리해보자면, 지난주 팀의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화요일까지 모든 개발 건을 QA 에 넘긴다.
수요일부터는 QA 이슈처리 및 디자인 리뷰처리에 몰두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보자면 나는 매주 수요일에 데이터 모니터링 결과를 공유하는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거의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를 모두 그것에 집중해야했고 "혼자서" 판단하기에는 모든 QA 건이 갑자기 몰리니 하루 이틀즈음 늦게 넘겨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혼자서" 판단하여 화요일까지는 데이터에 집중, 수요일부터는 다시 전체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업무 진행을 했다. 화요일까지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었으니, 내가 간단하게 테스트만하고 바로 QA 에 보낼 수 있겠다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내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우선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과의 정렬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혼자서 판단하지말고,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공유하고, 동료들과 그 일정을 충분히 공유했어야 한다. 프로젝트 전체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PM 동료, 디자인 리뷰를 해야하는 디자이너 동료, 개발 완료 건을 검수할 QA 동료, 그리고 본인이 개발한 건에 대한 상황을 판단해야할 개발자 동료까지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일하고 있는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결국에는 그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도 부족하게 되었다.
좌우정렬은 물론 상하정렬도 많이 부족했다. 담당자의 말만 온전하게 믿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상황이 담당자가 판단한 정도가 맞는지, 더 쉽고 빠른 방법은 없는지 상하정렬을 적극적으로 했어야 한다.
나 혼자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과 함께 하고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더욱 더 적극적으로, 오버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한다. "괜찮겠지", "이런 것도 해야하나" 고민하지말고 그냥 확실하게 상하좌우 정렬에 신경을 좀 더 썼어야했다.
2) 늦은 상황 판단과 안일한 정신상태(?)
두번째 실수는 동료들의 말만 믿고 내가 적극적으로 확실히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개발이 완료되었다기에 진짜 간단한 인수테스트 정도만 해봤는데도 당연하게 되어야하는 기능들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QA 보내기 힘든 상태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일정이 밀리거나 야근을 하게 되는 경우인데, 이런 사태까지 오기 전에 내가 미리 막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이 완료되었다 != 사용자 입장에서 완벽하게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임을 나는 원래부터 알고 있었는데, 결국에는 내가 잘 알고 예상했던 사태까지 직접 마주할때까지 방치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개발이 완료된 건들에 대해서 그날 그날 체크하고 최소한 되어야할 기능들을 체크해 다시 개발 보완 요청을 했었어야한다. 마지막에서야 몰아쳐서 한꺼번에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그날그날 일정에 맞게 충분히 리뷰하며 전체적인 (진짜)개발상황을 충분하게 인지하고 있었어야한다. 나는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사람이었지만, 프로젝트 일정만 바라보고 있었을 뿐, 진짜 진행중인 개발상황에 대해서는 오히려 무지했었던 것 같다. 어디까지 개발이 되었어요? 현재 상태가 어때요?라고 했을 때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한 자신을 빠르게 깨닫고 움직였어야 한다.
상황을 빠르게 판단했다면, 우리 팀이, 지금의 팀원들이 일정 내에 모든 기능을 충분히 구현해낼 수 있는지, 스펙아웃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도 빠르게 판단하고 전체 회의에서 공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나는 매번 들어가는 전체회의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공유하지 못했고 그냥 그 자리에 멀뚱멀뚱 앉아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3) 자신의 역할에 대한 잘못된 이해
나는 왜 일정을 고려하여 기능을 제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지 않았을까? 나는 팀 내에서 기능이 스펙아웃 된다는 것이 왠지 우리 팀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것에 대한 옵션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았다. 그냥 무조건 해내야한다는 생각만 있었고, 실제로 팀원들이 할 수 있는지 여부는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정말 자격미달이다.
내가 해야할 역할은 팀 내에서 모든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하도록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팀원들의 상태와 개발 속도를 고려하여 과감하게 제외해야할 기능들을 선별하여 팀원들은 나머지 기능들에 대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다른 동료들과는 우리 팀의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나는 이 팀과 매일 데일리를 진행하며 가장 밀접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인데, 팀의 상황을 대외적으로 투명하게 알리는 역할은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스스로의 역할에 대해 심각한 착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일이 되게 만드는 사람이지만, 각 담당자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다른 팀과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적절한 대책을 찾아 일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었어야 한다. 그냥 무작정 밀어붙이고 해내야한다고, 못하면 그냥 너의 책임이라고 탓만 돌리는 사람이었어서는 안된다.
4) 상황 탓하기, 남 탓하기, 현실비관
더욱 더 최악이었던 것은 일주일 내내 나는 위와 같은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서 계속 상황을 탓하고, 남을 탓하고 현실을 비관했다는 점이다. "아니 시간이 그렇게 밖에 안되는데 어쩌라고", "다했다더니 하나도 안되어있잖아", "이 상황이 이렇게 되는게 정말 내책임인가", "나는 지금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이런 일을 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을까", "계속 이렇게 지내다보면 뭔가 나아지는 것은 있는건가", "이게 내가 생각했던 좋아하는 일이었던가"까지. 상황 탓을 하고, 남 탓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잘못은 되돌아보지 않았다. 스스로 왜 그런 판단을 했을까,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깊게 고민하고 들여다보지 않고 "그래서 어쩌라고-!" 모드로 주변을 탓하기만 했다. 정말 최악이다.
주변을, 상황을, 동료를 탓하기 전에, 나는 스스로에게 떳떳할만큼 일을 잘 해냈는가? 내가 그런 상황을 만들어낸 것은 아닌가? 마음을 비우고 몇일이 지나서야 다시 꺼내보고는 내가 했어야할 수 많은 역할들이 떠올랐고 내가 놓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많은 일들이 보였다. 아직도 이렇게나 미성숙한데, 언제쯤 내가 동경하던 멋진 PM의 모습이 될 수 있을까.
3. Learned & Longed for
계속 머리 속만 복잡했는데, 이렇게 글로 풀어내니, 또 마음이 왠지 시원해지는 것 같다. 내가 부족한 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고해성사한 느낌. 잘못은 잘못이고, 그래서 나는 무엇을 배우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 부분을 놓치고 간다면 이후에도 계속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이다.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온라인 상 고객의 반응을 모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했었는데, 생각보다 이 과정이 너무 노가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노코드 크롤링 툴을 이용해서 고객반응수집기를 하나 만들어볼까 한다. 당장은 나를 위한 편의지만, 앞으로 누군가는 또 이 작업을 해야할텐데, 그를 위한 배려가 될수도 있지 않을까.
상하좌우로 투명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일이다. 팀 내외적으로 팀을 대표하여 현재 우리 팀의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 미리 파악하고 대책을 고민해보는 것, 그것이 지금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지 않을까. 다른 동료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한다. 위험은 미리 인지하여 대책도 미리 세울 수 있도록.
개발자, 디자이너, 리더, 타 PM, QA 등 내가 소통하고 정렬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고 배려한다.
일터는 내 생각보다 전쟁터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가올 위험에 미리미리 대비해야한다. 내 머리속처럼 낭만적인 세계가 아니다. 위기상황처럼 정신 단디 챙기고 보수적으로, 계획적으로 대비해야한다. 그래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쿨해지지 말자. PM은 그 누구보다 사용자와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고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개발자나 디자이너를 이해는 하되, 그들의 입장에서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그들의 입장에 서서 프로덕트에 대해 타협하지 말자.
상황탓, 남탓 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 탓을 해야 개선하고 발전할 수 있다. 나 역시 완벽하지 않기에 늘 내가 개선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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