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1일

오늘 내가 한 일들

  • 8시간 숙면

  • 아침 식사 준비, 아침식사하기 - 샌드위치와 호떡, 모닝커피

  • 캐롤 들으면서 크리스마스 숙소 조사하기

  • 피부과 가서 치료받기

  • 늦은 점심식사 - 카레랑 하가우

  • 방청소, 빨래, 설거지 등 밀린 집안일 하기

  • 중간 중간에 내가 벌인 일들 어떻게 수습할지 고민하기

  •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생각하기


여러모로 머리를 비운 날이었다.

요즘 내가 주도적으로 삶을 이끌어가고 있다기 보다 삶에 이끌려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우울한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일은 내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내가 목표했던 것들은 하루하루 짓밟아지는 느낌이 들었고 회사에서도 개인의 삶에서도 여유가 전혀 없는 나날이었다.

문득 나는 언제쯤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고 남들보다 일찍 회사에 가고, 많은 시간을 일하고 노력을 하는데도 뭔가 내가 원하는 것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게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드니까 나는 언제쯤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원망이 들었고 하루하루의 삶이 버거워졌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따뜻하지도 못하고 누군가의 생일을 챙기지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전화 한통을 남기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 지금의 나에게 마음에 드는게 단 하나도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얼마 전 우연히 듣게 된 김미경 님의 인터뷰에서 그 분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어떻게 삶이 달라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일상을 살다보면 정작 눈 앞의 해야할 일들에 집중하기 때문에 나를 잊어버리고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낮 시간엔 그렇게 열심히 살지만 새벽시간만큼은 고요한 분위기에서 진짜 나로 다시 되돌아와 지난 하루를 회고하고 다시 올바르게 맞추는 작업을 주기적으로 해줘야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분은 새벽시간을 "다시 나로 돌아오는 시간" 이라고 부르더라.

삶에서 가장 우울했을 때, 내가 끈을 부여잡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도 그 새벽시간에 썼던 수많은 방황의 글과 기록들이었는데 그 분의 말에 엄청난 공감이 되었다.

요즘의 나는 기록에 꽤나 인색한 편이다. 책상 앞에 앉아서 진득하게 글을 써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내 생각을 글로 잘 정리하고 매력적인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렇지는 않다. 그렇지만 역시 멘탈이 흔들릴 때 다시 생각나는 것은 글쓰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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