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반기 회고

0. 2023년 계획들

2022년 회고를 마치며 2023년에 실행할 5가지 계획을 세웠던 것 같다.

  1. 멋진 동료들과 좋은 서비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일할 수 있는 큰 기업으로 이직

  2. 공사모 개발팀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담은 멋진 프로젝트 진행

  3. 개발과 IT 서비스를 주제로 유튜브 데뷔

  4. 월급 이외에 개발을 주제로 부수입 창출

  5. 사이드 프로젝트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서비스 만들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2023년이 되고 조금은 계획이 변경되었고 몇 가지가 추가되어 최종적으로는 아래의 버전이 되었다.

  1. 멋진 동료들과 좋은 서비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일할 수 있는 큰 기업으로 이직

    1. 개발자에서 Product Manager로 직군 변경하기

    2. PM으로서 1인분하기

  2. 공사모 개발팀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담은 멋진 프로젝트 진행

  3. 개발과 IT 서비스를 주제로 유튜브 데뷔

    1. 개인채널 성장시키기 - 인스타그램, 브런치 1만명 팬 달성하기

  4. 월급 이외에 개발을 주제로 부수입 창출

  5. 사이드 프로젝트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서비스 만들기

1. 개발자에서 Product Manager로

첫번째 계획. 멋진 동료들과 좋은 서비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일할 수 있는 큰 기업으로 이직

2022년 한 해동안 현업에서도 바쁘게 일을 했지만, 혼자서는 직군에 대해서도 참 많은 방황과 고민을 했었다. 그때는 나름대로 '그래도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계속 쌓아야 한다'와 '개발자로서 프로덕트의 성장에 좀 더 기여할 수 있는 곳으로 이직을 한다'와 같은 결론을 내고 잘 마무리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2023년 초가 되니, 그러한 결론 자체가 내 마음속의 외침을 그냥 애써 덮어두고 무시했던 것을 깨닫게 되었다.

Product Manager 로 직군을 변경한다는 과정에 지레 겁을 먹지는 않았는지, 귀찮았던 것은 아닌지 꼼꼼히 생각해보게 되었고, 한 3개월 동안은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덕트 메이킹, 창업 등을 주제로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멋진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는 뚜렷하게 대답을 하지 못했던 내가, '멋진 PM으로 성장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YES 라는 대답이 나왔다. 결론적으로 나는 PM이라는 역할을 정말 재미있게 할 것 같다는, 그리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고, PM직무로의 변경을 목표로 이직 준비의 방향성을 틀게 되었다.

3월 말부터 PM으로서의 이직 준비를 시작하면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모두 PM 직군에 대비하여 싹 갈아엎었다. 개발자로서 이직 준비를 할 때에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사용해서 어떻게 해결을 했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를 설명하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면, PM으로서 이직을 준비할 때에는 프로덕트 상에서 어떤 점을 문제로 정의했고, 어떤 가설을 설정하여 어떻게 해결했고, 그 임팩트가 어땠는지를 설명하는 것에 좀 더 무게를 두게 되었다.

포트폴리오의 경우에도 개발자 버전에서는 깃허브를 이용하여 코드나 아키텍처 플로우 등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면, PM버전에서는 좀 더 프로덕트에 대한 그림이나 비주얼 적인 자료를 넣기 위해 PPT 형식을 사용했고, 프로덕트 자체의 문제와 해결, 결과 등을 처음보는 사람도 한눈에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에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나름대로 노력한 보람이 있는지, 초기에는 10개를 지원해도 10개를 탈락했던 반면에,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좀 더 PM스럽게 개조한 뒤로는 서류에서는 웬만하면 거의 합격을 하고 있다.

PM으로 이직을 준비하면서 가장 달라진 점

  • 개발자로서 일할 회사를 고를 때는 사실 "내가 기술적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비즈니스 모델이나 프로덕트 자체보다도 회사에서 어떤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지, 보고 배울 수 있는 동료들이 있는지,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지를 따져보았다.

  • 그런데 PM으로 회사를 고르게 되니, 생각이 많이 달라지게 되었다. "내가 이 프로덕트를 정말 사랑하는가" 혹은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 프로덕트인가" 와 같은 질문들이 훨씬 중요해지게 되었다. 아무리 PM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관심없는 주제의 프로덕트라면 제대로 잘 만들 수 있다고 말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도 그런 상황은 굉장히 괴로울 것 같았다.

현재 상황은?

  • 아직까지는 계속 서류지원과 면접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서류부터 가차없이 탈락한 곳도 있고 최종까지 갔지만 탈락했거나 가지 않기로 결정한 곳도 있다.

  • PM으로 시작하는 첫번째 커리어이기 때문에 아무 곳이나 무작정 가기보다는 내가 정말 애정하면서 만들고 싶은 프로덕트인지, 보고 배울 수 있는 동료들이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서 후회없는 결정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조금 늦어지더라도 제대로 한발을 내딛고자 한다.

따라서 나의 포지션만 개발자에서 PM으로 경로가 살짝 변경되었을 뿐, 첫번째 계획이었던 "멋진 동료들과 좋은 서비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일할 수 있는 큰 기업으로 이직"은 아직까지 유효하고 올해 꼭 이루어내고 싶다. 그를 위해 하반기에는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다.

2. PM으로서 진행하는 사이드 프로젝트

두번째 계획. 공사모 개발팀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담은 멋진 프로젝트 진행

2022년부터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던 공사모에서는 2023년을 맞이해 새롭게 IT팀을 만들었다. 솜님이 아이디어를 주셨고 나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IT 기반의 프로덕트를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꼭 만들어보고 싶었기에 함께 운영진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2023년초부터 팀원들을 상시로 모집했고, 처음에 합류해주신 산님부터 나경님, 은미님, 지윤님, 병택님까지 지금은 총 7명의 개발자 멤버들이 함께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IT팀 멤버로서 첫번째로 진행하게 된 프로젝트는 '공적인사적모임의 공식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 새로 신설된 IT팀으로서 함께 합을 맞춰볼 난이도가 낮은 프로젝트가 필요했다.

  • 내부의 개별적인 콘텐츠들을 검색해서 보고 싶은 니즈가 있다.

  • 공적인사적모임이 대외적으로 활동할 때 명확하게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부재하다.

사실 초기 기획상에서는 다른 여러가지 내용들이 있었는데, 프로젝트 중반에 방향성을 아예 변경하는 과정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프로젝트가 완전히 종료되면 팀원들과 함께 회고하면서 다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PM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점

  • 그동안 개발자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는데, 막상 PM으로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해보니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배려를 받아 편하게 일할 수 있었는지 세삼 깨닫게 되었다. 함께 일했던 기획자, PM님들이 감사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 진짜 문제점, 진짜 니즈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꿰면 아무리 제대로 옷을 여미려고 해도 엉망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웹사이트 하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이다.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진짜 사용자들이 느끼고 있는 문제인지 정말 꼼꼼하게 따져보고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이상한 나라의 개발자 할무니' 유튜브 신설

세번째 계획. 개발과 IT 서비스를 주제로 유튜브 데뷔

개발과 IT 서비스를 주제로 유튜브를 해야겠다고 연말 모임에서 말했었다. 그리고는 2023년 계획이 되었고, 야심차게 1월부터 브랜딩을 거쳐 채널을 신설했고, 현재 작고 소중한 4개의 숏츠 영상이 업로드된 상태이다😂

3-1. 왜 하는가

요즘 유행이라서, 다른 사람들이 한번쯤은 해봐서-라는 단순한 이유에서는 아니었다. 지난해 드로우앤드류 님의 브랜딩 시리즈 영상을 보면서 하나의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속성으로 과외받는 기분이었고 가슴이 두근두근대는 것을 느꼈다. 퍼스널브랜딩이 정말 중요한 요즘 세상에서 나만의 부케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할지 조금은 감이 잡히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평소에 내가 즐겨 소비하는 주제들이 그냥 휘발되는 것이 싫었다. 나는 새롭고 재미있는 IT 프로덕트를 사용하고 탐색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정확히는 그 프로덕트를 마주했을 때, 그 번뜩이는 느낌을 좋아한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프로덕트를 알고 지나가는 것에서 그치기보다는 이런 프로덕트로 있어요-! 하고 사람들에게 홍보도 하고, 애써 열심히 만든 메이커에게도 홍보 효과가 있을 수 있도록 뭔가 콘텐츠로 만들어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콘텐츠들 자체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수집해놓는 느낌이었으니, 나의 정체성을 드러내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3-2. 그런데 왜 중단하였는가

저런 좋은 취지를 가지고 몇날 몇일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고민하며 힘들게 브랜딩을 진행했음에도 왜 나는 아직까지 영상이 4개밖에 없는가.

우선은 이직준비에 좀 더 몰입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비록 쇼츠 영상이지만 주제를 잡고 기획하고 영상으로 만들어내기까지 3시간 정도는 소요되었기 때문에 이직활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매일매일 진행하기는 어려웠다.

또한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좀 더 내가 안정된 상황이었을 때, 재미있고 흥미롭게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불확실한 상태에서 하는 활동이라서 영상을 제작하는 와중에도 문득문득 '내가 지금 이걸 하고 있어도 되는건가'하는 괜한 자괴감과 불안감이 밀려왔다. 다 재미있자고, 나 좋으라고 하는 일인데, 내가 나를 불안하게 하는 일이라면 잠시 멈추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완전히 그만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나는 새로운 프로덕트를 둘러보고 그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디스콰이엇이나 프로덕트 헌트도 꾸준히 탐색하고 있고 프로덕트 메이커들에 대한 뉴스레터도 꾸준히 받아보고 있다. 이직한 후에는 좀 더 안정적으로 재미있게 정말 나를 위해서 콘텐츠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때까지만 잠시 안녕이다.

4. 떠난 회사의 프로덕트를 만들다

네번째 계획. 월급 이외에 개발을 주제로 부수입 창출

사실 네번째 계획을 세울 때까지만 해도 이직을 한 뒤, 주말에 사이드로 진행하는 외주 개발 프로젝트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는 것을 의도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기회가 다가왔다.

작년에 퇴사했던 전 회사의 대표님으로부터 SOS 콜을 받았고, 새롭게 런칭할 프로덕트의 MVP버전 개발을 맡아달라는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 사실 나로서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전혀 득될 것이 없었는데 대략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였다.

  • 개발자가 아닌 PM으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기에 개발 프로젝트는 내 커리어 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 전회사와 나의 전전회사가 서로 콜라보를 하여 진행하는 프로젝트였기에 옛날 회사사람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셈이었다. 좋게 떠난 회사들이지만 뭔가 모양새가 이상했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프로젝트를 맡지 않는 것이 맞는 선택이었겠지만, 전 회사 대표님이 얼마나 간절한 상황인지도 알고, 이 프로젝트를 외주로 맡을 개발자도 분명 없을 것 같았기에, 여러가지의 선택 중 결국에는 사람을 생각하여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아직까지 프로젝트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이게 맞는 선택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잘못된 선택이라고 해도 후회하지는 않기로 했다. 또 의외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옛날 상사도 만나고 화상미팅도 하고 하니 기분이 이상하지만 반가운 마음도 있었다.

이 프로젝트 이후로는 절대로 다시 이 두 회사와 연관된 프로젝트는 진행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이번 건만 잘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뭐- 그래서 생각지도 못하게 네번째 계회은 어찌저찌 달성할 것 같다.

5. 이직을 최우선으로! 우선순위 조정

다섯째 계획. 사이드 프로젝트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서비스 만들기

원래는 이직을 빠르게 할 계획으로 다섯번째 계획도 세웠던 것 같은데, 연초부터 직군에 대한 방황도 잠시 했고, 그 이후로 경로도 변경이 되어 생각보다 이직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사이드프로젝트로 뭔가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아직까지는 없다. 아마 공적인사적모임으로 릴리즈한 홈페이지가 잘 되면, 이 계획도 이룰 수 있는 것이 되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하반기에 이직 이후,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우선 지금은 이직먼저!

6. 그 외에

2023년 계획했던 목표들 이외에도 다양한 일들이 반년동안 벌어졌다. 그에 대해서 좀 정리해보고자 한다.

6-1. 노션 대시보드 체제 변경

노션을 개인적인 기록의 저장소로 사용하고 있는데, 토스 PM으로 재직중이신 그라데이션 님이 노션을 사용하는 법에 대해서 적은 글을 읽게 되었고, 나도 좀 더 체계적으로 노션을 이용하여 나를 효율적으로 운영(?)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템플릿을 몇 개 발견했고, 이를 내 입맛대로 커스텀하여 꽤 그럴듯한 관리체계를 갖게 되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목표 - 목표를 이루기 위한 프로젝트 - 프로젝트내 필요한 작업 구조로 되어있고 각각의 목표, 프로젝트, 작업들을 개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도록 하였다.

대시보드의 제일 상단에 목표와 Life Mission 등을 두어 내가 최종적으로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잊지 않고 계속 되세길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아래에는 2023년의 목표를 두어 내 삶에서의 목표와 올해의 목표가 자연스럽게 Align 되어 인식되도록 하였다. 각 달마다 달성하고 싶은 목표들을 뷸렛 포인트 형태로 적어두어 간단하게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이상 복잡해질 경우, P인 나에게는 너무 버거워 잘 관리도 못할 것이 분명했으므로 딱 이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템플릿 덕분에 목표를 정해두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프로젝트, 작업들을 좀 더 세세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되었고, 전체적인 진행률 및 달성도도 확인하기 편리해졌다. 매일 매일 달성해야하는 습관성 일들은 작업 단위로 넣지 않고 별도로 습관 트래커를 사용하여 매일매일 체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대시보드 중간 중간에 힘이 되는 문구들을 배치하여 나 스스로 하고 있는 일들이 전혀 쓸데 없는 것이 아니고, 왜 해야하는지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나 계획은 거창하게 세워두고 끝심이 늘 부족했던 나에게 이 방법은 꽤나 효과적이었다.

아직까지는 새로운 시스템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나의 삶이 이전보다 명확하게 인식되고 내가 왜,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한눈에 확인하기가 수월해졌다.

6-2. 개인 채널 정리

그동안 노션, 깃북 위키, 브런치, 인스타그램, 트위터에 유튜브까지 다양한 채널을 생성했고, 각각 브랜딩도 잘 하지 않은채 너저분하게 기록들을 관리해왔다. 그러다보니 어떤 인사이트를 얻거나 글을 쓰고 싶을 때, 어떤 채널에다가 써야할지 머뭇하는 순간들이 발생했고, 고민하다가 기록을 안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되었다.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부케 브랜딩을 다시 했고, 채널별로 기록 용도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했다. 그에 따라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하게 되었다.

그외에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미디엄 등의 채널은 아직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지 않으므로 잠시 패쓰.

6-3. 미라클모닝 한 달 참여

내몸에 딱맞는 기상시간을 찾았다

정기적으로 출근을 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어서 자칫하면 하루를 망치고 되는대로 살아버리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적인사적모임 내 멤버들과 함께 미라클모닝을 시작했고, 일단 6월 한달은 아주 만족스럽게 잘 해냈고 달성에 실패한 다른 멤버들의 보증금까지 나눠먹게(?) 되어서 수입도 꽤 짭짤했다...!

한 달간 미라클모닝을 해보니 나는 23시에 취침해서 5시에 일어나는 루틴이 가장 부담없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난해부터 그동안 몇개월 넘게 10시 취침 4시 기상을 해왔는데 이상하게 몸이 찌뿌둥하고 집중력도 흐려지는 원인을 몰랐었는데, 나의 생활 리듬하고 그 시간대가 잘 안맞았던 것 같다. 정말 신기하게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한시간씩 미루기만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훨씬 쉽고 하루종일 집중도 훨씬 잘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달간 잘 참여했지만 7월에는 잠시 쉬기로 결정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기상 인증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일단 일어나지만 다시 잠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럴 때면 내가 뭐하러 일찍 일어났나-하고 현타가 올때가 많았다.

  •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일어나는게 별로였다. 나 스스로 나의 꿈과 목표, 성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싶었지, 보증금을 반환받으려고,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일어나는 것이 싫었다.

  • 기상 인증 후 아침 루틴에 대해 기록하는 과정이 괴로웠다. 아침 시간이 하루 중 가장 귀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기에 아침에는 온전히 내가 할 일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침 루틴을 기록하지 않으면 기상으로 인정 안해주는 룰 때문에 늘 루틴에 대한 기록에 집착(?)하게 되었고 이것 자체가 아침 시간을 보내면서 이따가 해야할 일이 있다는 은근한 압박감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8월에는 다시 참여하고 싶긴한데 역시나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여러명이서 함께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 그때 다시 합류하게 되면 요 부분에 대해서 좀 건의를 해봐야겠다!

6-4. 주말 맛집 기행

비록 직장은 없지만, 그래도 네이버 파워 블로거인 동료 덕분에 주말마다 엄청난 맛집 기행을 다니고 있다. 자칫하면 집에만 틀어박혀 앉아서 우울증이 걸릴 뻔 했는데, 이렇게 주말마다 꾸준하게 이곳저곳을 방문할 수 있어서 눈도 즐겁도 입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공짜밥이라니!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동료나 나나 둘 다 일상에서 얻는 인사이트들을 공유하는 것들을 좋아해서 이렇게 맛집 여행을 다니면서도 그 매장에서, 음식에서, 서비스에서, 그리고 길거리에서 얻는 인사이트들을 즉각 공유하며 서로 대화를 참 많이 나눈다는 점이다. 그와 함께하며 내가 생각지도 못한 인사이트도 종종 얻었고, 비록 오프라인 서비스이지만 나중에 내가 프로덕트를 만든다면 유저를 어디까지 고려하며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점도 생각하게 되면서 꽤나 유용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하반기에도 맛집 기행은 계속될 예정이다. 다만 우리가 얻는 인사이트들이 대화로 그냥 이야기하고 지나치기에는 좀 아까워서 인스타 계정이라도 하나 파서 기록을 남겨보려고 한다.

7. 하반기에는

직장도 없었던 6개월이지만 그래도 꽤나 많은 것들을 했다! 그동안 이직준비한다고 집에서 이력서 쓰고 포트폴리오 수정하고 있으면 엄청 우울해지고 부단히 많은 거절을 받으며 마음의 상처도 받고 혼자서 펑펑 운적도 많았다. (익숙해질법도 한데 이상하게 거절에는 잘 적응이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직을 아직 못했기 때문에 왠지 나는 한것도 없이 반년을 날려먹은 느낌이었고, 회고할것도 없을거야- 단정했는데, 이렇게 글로 또 남겨보니 나름대로 목표했던 것들을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었다. 그래- 누구보다도 내가 나를 가장 먼저 사랑하고 알아줘야 하는데 잠깐 잊고 있었던 것 같다!

하반기에는 좋은 곳에서 내가 애정하는 서비스의 Product Manager 로 일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다시 거침없이 신나게 달려보자. 남은 일들은 그때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으리! 지금 제일 중요한 것, 그것 하나부터 부셔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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