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회고
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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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분기도 한 달 밖에 안남았다. 올해의 16%가 지났는데, 나는 잘 하고 있는 건지, 작년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중간점검이 필요하다.
1월에 리프레시 기간을 가지고 2월 회사에 복귀하고부터 꾸준히 4시 30분에 기상하여 거의 7시에 회사에 도착하는 일상을 잘 유지하고 있다. 스쿼드원들이 모두 늦게 출근하는 편이라서 일찍 출근하면 정말 조용하게 개인 집중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 회사에 도착해서 커피 한 잔 내리고 조용히 어제 일들에 대한 회고를 하고, 오늘 하루의 계획을 세우면서 시작하는 삶이 꽤나 만족스럽다. 아침 시간이 되면 확실히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서 아침 시간에 개인 업무를 모두 끝내두고 나면, 저녁 시간이 확실히 부담이 덜되고, 매 퇴근 시간마다 가볍고 개운한 마음으로 검도장으로 향할 수 있다. 매일 18시 언저리에 퇴근을 하지만 그래도 일찍 출근한 덕에 일 근무시간은 거의 11시간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주에 그래도 2-3회는 꾸준히 검도를 하고 있고, 주말에는 적어도 한 번은 러닝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월 말에는 몸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서 일주일 정도 휴식기간을 갖긴 했는데, 확실히 운동을 안하니 몸도 찌뿌둥하고 오히려 건강이 더 안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다음주부터는 다시 얄짤없이 검도장으로, 한강으로 운동하러 향할 것 같다.
식습관은 사실 아직까지도 잘 안잡히고 있는 부분이라서 아쉬움이 크다. 저녁을 먹으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다음날 피곤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이걸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검도 이후 룸메이트와 함께 야식을 종종 시켜먹는데, 몸이 너무 안좋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점심을 건강하게 먹고, 저녁은 가벼운 마음으로 흠뻑 땀흘리며 운동하고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이도록 3월에는 꼭 노력해야겠다.
한달 잘 쉬고 돌아와 한 달간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스쿼드에 적응하느라 고생을 꽤나 하고 있다. 조금씩 핏을 맞춰나가고 있는데, 이런 저런 어려움들이 있어서 고민이 크다.
우선 스쿼드의 성격 자체가 깊게 why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유가 있어서 기능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걸 바로 프로덕트에 적용하는 식이라서 나와 일하는 성격이 그렇게 잘 맞는 편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머리아프더라도 고민하고 납득이 된 상태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훨씬 크다. 그래서 리드에게 이런 생각들을 전하는데, 또 그는 그 나름대로의 생각의 과정들이 있었고, 그것이 함께 일하는 다른 PM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리드와 서로의 기대치를 맞추고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자본을 든든하게 쌓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새로운 조직에 오니 이전과는 또 다른 다양한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고 생각을 나누게 되는데 그 과정에 머리아프긴 하지만 그러면서 한 단계 성장한다는 생각이 든다. 탄탄한 리더십이 있고 팀원들에 대한 애정이 크지만 PM으로서 함께 일하기 어려운 개발팀,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은 디자이너, 강점과 단점이 뚜렷한 PM들까지 스쿼드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어떤 역할과 일을 해야할지 깊게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2월 한달 간은 개인 프로젝트에 대해서 거의 신경을 쏟지 못했다. 바빠서 그랬는가?-하면 그것도 물론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그래도 시간이 아예 없지는 않았던지라, 시간이 있어도 왜 하지 못했을까-에 대해서 생각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청춘집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가 문득 내가 프로덕트를 직접 만드는 과정을 별로 즐기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를 발굴하고 정의하고 계획하고 기획하며 상상하는 그 모든 과정은 짜릿하고 엔돌핀이 돌 정도로 너무 재미있는데, 이걸 실제 행동으로 옮겨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내가 잘 못하고 즐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나는 정말 내 사업을 하고 싶은 것인지? 그것을 즐기는 것인지? 그게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이라면 나는 왜 아직까지 아무런 결과물도 만들어내지 못했는지.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은, 그렇다면 내가 고민하고 생각해낸 결과물들을 조금 쉬운 형태의 제품으로 판매한다면 어떨까? 나는 어떤 형태가 되었건 간에 글을 쓰는 행위를 좋아한다. 아름다운 가사로 쓰여진 음악을 접했을 때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 느낌을 좋아한다. 우연히 펼쳐든 책 속의 몇 줄 문장이 머리를 한대 때리는 통찰의 순간을 좋아한다. AI가 다른 나라 말을 번역해주고 텍스트 몇 자 만으로도 예술적인 그림들을 턱턱 만들어내는 이런 시대에도 글이 가지고 있는 묵직한 힘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결국에는 생각과 철학, 그것으로부터 모든 것은 시작하니까.
그렇다면 나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 것인가?
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만들어 전달하고 싶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무엇인가를 특별하게 느끼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다.
늘 곁에 있어서 익숙한 것들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전달하고 싶다.
누구나 느끼지만 아무도 정의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표현하고 공감하고 싶다.
예술을 하고 싶다. 예술가가 되고 싶다. 메시지와 생각꺼리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최근에는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면서 느끼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그렇구나. 나 예술을 하고 싶은 것이었구나. 그게 멋져보였던 거구나. 그래서 그렇게 삶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에서 '의미'에 그토록 집착을 했던 것이구나.
그냥 지금 당장 쓰고 싶은 글을 하나씩 써가면 되지 않을까.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쓰레드에 단편 소설을 연재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부터 너무 유튜브로 가지 말고, 쓰레드, 트위터부터 단편소설 연재 시작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