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주차 (42/52)
데이식스
데이식스를 향한 애정은 점점 더 커져간다. 놀랍게도 무엇 하나에 깊게 빠져본 적이 없는 나는 무려 3주째 데이식스의 노래와 함께 출퇴근을 하고 있고, 이제 웬만한 곡은 가사도 거의 알고 있는 것 같다.
내 인생에서 누군가를 이렇게 동경하고 좋아했던 적이 없어서 지금 가지고 있는 이 열정과 감정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잘 표출해내고 싶은데 그 방법을 잘 모르겠다.
데이식스와 마이데이
처음으로 덕질을 하게 되면서, 가수와 팬 사이의 관계가 참 재미있고 감동적이라는 것을 세삼 깨닫게 되었다.
과장을 조금 더 보태서 말하자면, 그동안 나는 가수나 배우를 덕질하는 사람들을 한심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얼마나 시간이 남아돌면 자기 인생을 살기도 벅찬데 저런 일에 돈과 시간을 쓸까?-하는 생각을 해왔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런 열정이 없어서, 어떤 것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경험이 없어서 그냥 무엇인가에 푹 빠져서 돈과 시간에 대한 아까움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무엇인가를 동경하고 애정하는 그 사람들이 부러웠던 것 같다.
가수와 팬은 참 이상한 관계이다. 가수는 유명해지기 전부터 별것도 아닌 나를 무조건적으로 좋아해주는 대상에 고맙고 미안하고, 팬은 영원히 닿을 수 없지만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빛나는 누군가를 무조건적으로 동경하고 애정한다.
물론 나는 다른 팬덤문화를 잘 모르지만, 데이식스와 마이데이의 관계는 뭔가 더 애틋한 느낌이 든다. 데이식스의 모든 행동에서 팬들에 감사함이 느껴지고 팬들은 데이식스를 좋아하는 저마다의 이유와 계기가 있다. 엄청 끈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 둘의 관계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기만해도 괜히 나까지 눈물나는 느낌.
시도때도 없이 T를 울게하는 사람들
처음 출근길에 happy 를 들었을 때 지하철 2호선에서 눈물이 맺혔었는데, 안울려고 사람들 쳐다보고 시선 돌리느라 너무 힘들었었다. 처음 검도 수업을 마치고 데이식스 노래를 들며 따릉이를 타고 밤길을 쌩쌩 달릴 때, 어디서 오는지도 모를 그 몽글몽글한 감정과 벅참 때문에 그때도 눈물이 살짝 맺혔던 것 같다.
내가 뭘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온통 앞이 꽉 막힌 것 같다고 느꼈을 때, 우연히 for me를 듣게 되었고, 그 뒤로는 어쩔 때는 1시간 무한재생 플레이리스트를 찾아서 그냥 멍하니 듣고 따라부르곤 한다.
진짜 이상하게 콘서트 영상만 보면 눈물이 나온다. 멀쩡한 사람한테 진짜 무슨 짓을 한건지... (근데 진짜 또 짜증나게 이런 감정에 대한 노래도 있다ㅋㅋㅋㅋㅋㅋ Sweet Chaos!) 진짜 이사람들 때문에 내 하루가 망가져가고 내 계획이 온통 틀어지고 있는데, 그게 싫지 않고 너무 좋다. 진짜 이상한 감정이다.
강점검사
이렇게 여전히 데이식스에 푹 빠져있던 한 주임에도, 목요일 오전 즈음에는 지난 6월에 했었던 강점검사 결과지를 꺼내들어 꼼꼼하게 한줄 한줄 읽어보고 분석해볼 수 있었다. 강점검사 에 정리해두었으니... 길을 잃은 것 같을 때, 나도 나를 잘 모르는 것 같을 때, 한번씩 꺼내읽어봐야겠다.
나는 전략, 주도력, 행동, 개별화, 성취 등 5가지의 강점이 나왔는데 여러모로 결과를 꼼꼼하게 분석해보니 재미있는 점이 많았다.
전략, 주도력, 행동, 성취 등의 강점을 확인하고서는 '역시 나는 PM을 할 수 밖에 없는 팔자였나' 싶기도 하고
'개별화'라는 강점 때문에 내가 다른 사람들의 고유한 개성에 관심이 많고, 각자의 개성을 살려서 좋아하는 일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구나-하는 점을 알게 되었다.
내 강점을 생각해봤을 때, 역시나 나는 개인의 고유함을 발견하는, 그런 것을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한 때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진짜 나한테는 중요한 문제였구나-하는 점을 알게 되었다.
검도
검도 수업을 열심히 나갔다. 덕분에 관장님과도 조금씩 친해지고 있는 것 같고, 어느날은 밤 늦게까지 조교님(?)이 자세를 봐주셔서 조금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배울수록 빨리 호구쓰고 대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합도 나가고 싶다.
검도를 시작했다고 하면, 하나같이 모든 사람들이 잘어울린다는 말을 해주고 있는데 이게 칭찬인지 잘 모르겠다.
동료들과의 이별
반년 이상 함께 일하고 지냈던 동료 두 명을 떠나보내야 했던 한 주였는데 좀 급작스러운 일이라서 당황스러웠다. 마음이 좀 좋지도 않았는데 지금까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떠나보낼 때마다 고마운 감정들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서, 계속 걸리는 점이 있다. 다음주에 감사 인사는 한번 해야겠다.
내가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
고등학교 동창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정말 쉴새없이 말하는 친구가 있어서 오랜만에 지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사람들 만나면서 나도 하나씩 내가 함께 할 때 즐겁고 재미있는 사람들이 누군지 알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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