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4주차 (52/52)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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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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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회고를 12월 중순 즈음 작성했는데, 그 사이에 신변에 변화가 생겨버렸다. 퇴사를 번복하게 된 것이다.
사실은 퇴사를 번복한 당일날 아침까지도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심지어는 제안해주신 다른 기회와 선택지들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퇴사를 하겠노라고 말씀드렸는데, 평소 내가 존경하던 리더의 말이 너무 강력해서 설득당했다.
왜 남게 되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대략 아래와 같은 이유들이 있었던 것 같다.
존경하던 리더가 도와달라고 했고,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 처음이었다.
내가 일하기 힘들다고 느꼈던 내부적인 요인들을 조만간 그가 깔끔하게 정리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그가 다시 복귀하여 다시 그와 함께 일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섬처럼 떨어져서 각자 고군분투해왔던 동료들이 생각보다 나의 퇴사를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도 그런 동료들을 생각 이상으로 소중히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 달간 휴식기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다른 곳으로 바로 이직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혼자만의 프로젝트를 해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직장에 다니면서 한 달간 테스트 기간을 가져볼 수 있는 것 자체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기존에 있던 곳을 떠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그 영역은 언젠가는 해야하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접점이 없었던 AI 분야다.
원래대로라면 2025년 새해부터 한 달간 휴식기를 가질 생각이었지만, 새로운 리더의 뜻에 따라 조금 일찍 휴식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덕분에 나도 예정보다 기존 업무를 빠르게 처리해야했고 갑작스러운 휴식기 준비에 조금 바쁘게 되었다.
지난 토요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데이식스의 콘서트에 가게 되었다. 물론, 티켓팅은 처절하게 실패했고, 안전한 암표도 구하지 못해 집에서 비온드 라이브로 야무지게 셋팅하고 하이볼 먹으면서 감상했다.
생각보다 성진님의 라이브가 좀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필님이 이번 공연에서도 어김없이 울어서 나도 따라서 울어버렸고 Shoot me 에서 영케이 님의 베이스 솔로를 새롭게 볼 수 있어서 너무너무 만족스러웠다.
내년에는 누가 뭐래도 꼭 마이데이 들어갈 것이고, 콘서트도 물론 직관할 것이다....!!! 데이식스 덕분에 음악에 대한 관심이 계속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퇴사할 생각이었고, 정말 굳세게 다짐했었기 때문에 회사 맥북이 아닌 개인 맥북을 구입했고 심지어는 언박싱까지 해서 하루 정도는 사용도 했었다...!
그러나 퇴사를 번복하게 되면서 개인 맥북의 쓸모가 0이 되었다. 당연하게도 구입한지 얼마 안된 거의 새제품으로 당근할 생각이었으나, 동료가 구입한지 14일 이내라면 애플이 무상으로 반품해준다고 해서 애플 스토어를 찾아가보니, 진짜였다...! 덕분에 피같은 돈 2백만원을 다시 원상복구할 수 있었다. (진짜 감사합니다, C님!)
드디어 검도 꼬꼬마 시절을 벗어나 나도 어엿하게 호구를 쓰고 검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호구 착용법을 익혀나가는 중이지만, 그래도 운동도 더 잘 되고 있는 것 같고 실제 회원분들과 계속 대련을 할 수 있게 되어 다양한 피드백을 들으며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입맛도 없고,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고. 사람 많은 곳은 싫고, 가고 싶은 식당은 예약이 꽉 찼고 그래서 그냥 오랜만에 셰프 조에서 딸기 케이크 구입하여 와인이랑 함께 먹었다. 오랜만에 짝꿍이랑 가족들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왠지 기분 좋았다.
솔직히 기대 0 상태에서 보든 안보든 상관없다는 느낌으로 시작했는데, 어라랏? 생각보다 너무 짜임새있게 잘 만들어서 당황스러웠다. 결국 어제 새벽 1시까지 밤새서 7편을 다 마무리했는데 덕분에 지금 너무너무 졸립지만 그래도 후회없는 선택이었을만큼 너무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