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4주차
2025.04.06
다시 주간 회고로 복귀
매일 매일 아침에 출근한 뒤, 아직 사람들이 가득차지 않은 사무실에서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며 하루를 계획하는 루틴이 꽤 마음에 들었던 주가 있었다. 그래서 그 뒤로는 매일 아침 회고를 하는 것으로 이 주간회고를 대채했었다.
그런데 한주 내내 내가 생각한 것만큼 여유로운 아침을 보낼 수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았겠지만, 언제나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침에 계획한 시간에 일어나지 못해서 뒤늦게 출근을 한 날에는 사무실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하나 둘씩 출근을 하니, 나 혼자만의 것이었던 사무실도 아니게 되었고, 진득하게 생각에 잠겨 글을 써내려가는 것도 쉽지 않게 되었다.
무엇보다 매일 매일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울만큼 회고할꺼리가 가득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외려 흰 지면에 무의미한 문장들만 쏟아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주간 회고로 복귀한다. 한적한 주말에 느긋하게 커피를 한 잔 내리고 생각을 적어 내려가면서, 내가 당일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것, 눈치채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며, 반성하고 회고하고 또 다시 더 나은 다음을 계획해야지.
어쩌다보니 리더
어쩌다보니 스쿼드 리더, 파트 리더를 맡게 되었다. 정리벽이 있고, 교통정리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이기에 사실 리더이던 아니던 간에 크게 달라지는 것 없이 어차피 나는 그런 일들을 스스로 해나갔을 것이다. 그렇지만 스쿼드에 온 후 두 달. 내가 생각하기에 스쿼드 리더가 해야할 일들을 이렇게 해나갈바에는 그냥 내가 리더하는게 낫지 않나-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참이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리더님과 1:1 을 하게 되었고, 내가 먼저 가타부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리더자리를 제안해주셨다. 안그래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라서 그냥 하겠다고 대답했다.
많은 소통의 과정이 있었지만, 어찌저찌 리더를 맡게 되었는데, 그 1주차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기존 리더분이 이 스쿼드의 탄생부터 함께한 터라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너무 갑작스럽게 리더가 바뀐 터라 스쿼드원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가 않았다.
뭔가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형상처럼 비춰질까봐 그냥 스스로 괜히 위축되었던 것 같고, 모두가 나를 시험대에 올려두고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하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팀원들은 그런 생각이 1도 없었을 것 같지만, 모두 내가 만들어낸 책임감과 부담감 같은 것들이 괜히 그런 기분을 들게 했던 것 같다.
심리적으로 불안하니 당연히 몸으로도 이상 증세가 나올 수 밖에. 스스로 위축되고 자괴감이 많이 들었던 어느 수요일 저녁, 감기 몸살 증세가 심해졌고, 회사에서 업무를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병가를 내고 하루 종일 씨름했는데, 덕분에 생각정리도 많이 되고, 에너지도 많이 충전한 것 같았다.
다음날에는 하루 쉰 덕분에 일이 잔뜩 밀려있었지만, 뭐- 하루 쉰 덕분에 아주 신나게 여기저기 뛰어나디면서 재미있게 일을 했다.
팀원들이 가졌으면 좋겠는 일하는 자세?나 태도? 같은 것들이 있는데, 요즘은 이것을 어떻게 하면 설득력있게, 기분나쁘지 않게 잘 전달해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다. 언제나 사람은 가장 어려운 법이다. 아무리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다.
작가, 작가, 작가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뒤로 벌써 한 달은 족히 흘렀을 것 같다. 그 사이, 수많은 주말들을 지나면서 나는 결국 번듯하게 무엇하나 해내지 못한 것만 같다.
자전적인 글, 논리적인 기획서와 같은 것들은 수도 없이 써봤지만, 오직 내 머릿속에만 있는 그 상상의 세계를 지면에 옮겨적는 일이라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장벽이 높고 어려운 일처럼 생각이 된다.
그래도 나름의 희망을 품어보자면, 작법서를 하나 꺼내서 읽기 시작했고, 그 책의 저자분은 작가로서의 꿈을 외면하면서 변호사로 살아오다가 뒤늦게 소설을 써서 작가가 된 케이스였다. 소설쓰기는 어찌되었든 배울 수 있다고 말씀해주시고 있고, 하나씩 배워서 잘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있다.
OKR 수정
OKR을 수정했다. 원래는 수익, 돈에만 집중된 목표였는데, 계속 생각해보니 나는 사실 그 이전 단계도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로젝트를 통해서, 글을 써서 돈을 벌기 전에, 나는 먼저 내 작품을 기꺼이 시간을 내서 봐주고 사랑해주고 다음 작품을 기다려주는 그런 팬들을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내 작품을 기다리는 팬 1,000명을 만나는 것으로 Objective 를 수정했다.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뛰는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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