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4주차 (39/52)

9월 22일 일요일

어제 흔들리는 일상과 무너진 루틴들에 대해서 한바탕 회고를 했고 나름대로 살길을 찾았다.

이상적으로 되고 싶은 나의 모습,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것에 맞춰서 살기 위한 방법을 정말 구체적으로 하나씩 리스트화할 예정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는,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기에는 너무 본업이 팍팍하고 바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리모트 워크 오피스 매니저, 카페 알바 등 몇 개의 공고를 홀린듯이 찾아보았는데, 일하는 시간이나 수입을 보니 다시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소중함이 번쩍 느껴졌다...ㅎㅎㅎ

우선 올해는 남은 3개월동안 내 것 프로젝트를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래서 연말에는 내 것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부디 삶의 기본을 잃지 않고 내 것과 남의 것을 잘 해내는 나로 성장해나가기를!

9월 29일 일요일

일요일 겸손과 성장, 그리고 일태기의 극복(?)

나는 나름대로는 꽤 일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흐린 눈 하며 해결하고 있지 못하던 것도 하나씩 해결해내고, 동료들과 잘 소통하며 그럭저럭 성과도 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최근에 시니어 PM님이 새로운 리더로 오시게 되면서 나의 부족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사실 부족함까지도 아니고, 어쩌면 나 PM으로서 자격이 없을지도-까지)

  • 그동안 동료들이 주기적으로 말해왔던 문제들을, 나는 PM으로서 가장 먼저 느꼈어야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 딱 봐도 개발상 공수가 커보이는 것들은 흐린눈 하면서 적절하게 가성비있는 해결책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 수많은 사람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나 역시도 회사에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것일까, 내가 하는 일들과 우리 스쿼드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깊고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못했었다.

    • 다른 사람이 발굴한 문제에 대해서, 많은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회사가 기대하고 있는 이 프로덕트에 대해서 어떻게든 잘 끝내야한다는 생각만 있었던 것 같다.

    • 주어진 것을 어떻게 잘 수습할까-에만 집중했지, 진짜 고객을 생각하고, 진짜 앱을 만든다는 것의 관점에서는 시야가 너무 좁았고 반응형 웹으로 어떻게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 사람들을 매니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스쿼드를 소규모 팀으로 나눠 팀 간의 사일로를 만들었고

  • 팀 문화를 구축하는 것에 자신이 없어서 그냥 어떻게든 유지되도록 하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그분이 일하는 것을 보면서 나에게 부족한 점들이 자연스럽게 느껴졌고, 같은 스쿼드에 같은 프로젝트를 1년 가까이 해오고 있다보니 (오만하게도) 피어났던 일에 대한 권태감과 무기력감 + 퇴사에 대한 욕구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그 분을 보면서 나도 저런 능력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곁에 믿고 따를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이 있고, 성장하고 싶어하는 열정적인 사람들이 있음에 좀 더 감사함을 느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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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이번 일을 통해 앞으로 무기력함과 권태감이 느껴질 때,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행동 프로토콜을 좀 세울 수 있게 된 것 같다.

  1. 감사함을 잊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재의 일에 너무 익숙해져서 오만해진 것은 아닌지 우선 점검해본다.

  2. 나보다 뛰어난 동료들을 관찰하며 내가 더 보완하고 성장해야할 점이 무엇일지 리스트업해본다.

  3.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서 무엇인가에 집중한다.

사업가가 될 수 있을까

이번주에는 회사에서 박람회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우리 회사도 부스를 열게 되어서 고객분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함께 간 동료는 붙임성 좋게 고객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는 왠지 모르게 쭈뼛쭈뼛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원래 같았다면 나도 그처럼 적극적으로 했을텐데, 최근 회사에 대한 불만이 늘어나고 내가 하는 일에 애정을 갖기가 어려워서였을까, 나의 일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회사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평소보다 열정도 덜하고 적극적이지도 않았었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이 조금 부끄러웠다.

회사의 일이라서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그럼 과연 나의 사업이었다면 달랐을까?

요즘들어 열심히하지 않는 이유를 자꾸 회사에서 찾고 있다. 핑계만대고 행동하지 않은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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