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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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쫓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강하게 열망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가끔 아무렇게나 되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다가 정신차리고 나면 그땐 왜 그렇게 약한 생각을 했었지-하고 또 후회를 하고.
강하게 원한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순간의 귀차니즘과 게으름에 터무니없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것을 강하게 원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럴 때면 어김없이 불안해진다. 나는 지금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쩌면 그게 아닐 수도 있으니까.
무언가를 목표하고 그곳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쓸모없는 삶인가, 별로인 삶인가-라고 묻는 질문에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치관이 있으니, 당연하게도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수 있지만, 내가 그렇게 살아도 좋은가? 나는 그렇게 살아도 괜찮은가?라고 질문을 해본다면 그렇지 않다.
루틴에 대한 생각들 끄적끄적
한 날에 몰아서 무엇인가에 집중하겠다-고 루틴을 정해두었는데, 어쩌면 그것은 나에게 그렇게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매일 조금씩 뭔가를 한다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방법일수도.
내가 가장 하고싶다고, 중요하다고 하는 일을 주말에만 몰아서 하려니 영 귀찮고 집중도 안되고 의욕도 안생기는 현상을 몇 주째 반복하면서 드는 생각. 이번주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침의 조각 일부를 떼어내어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어떨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하루는
오전에는 오로지 나를 위한 것들을 하고
맛있지만 간단한 점심 식사를 한 뒤
오후에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일들을 하는 것이다.
저녁에는 땀흘려 운동을 한 뒤
밤에는 글, 영상, 사람 등 다양한 곳으로부터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고 잘 내 스스로에게 담아두고 그에 대해 생각한다.
다음날 오전에는 다시 그것을 나만의 창작물로 풀어내고... (반복)
11주차를 맞이하여 살짝 변경되는 루틴에는 그런 점들을 녹여내볼까.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에 조금이라도 닿아있게.
일요일 저녁, 거의 잠에 들기 직전 룸메이트로부터 SOS 신호가 왔다. GPT로 만든 챗봇을 자기네 회사 웹 사이트에 띄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사내에 개발자가 없는 경우, 유지보수가 분명 힘들 것이기 때문에 노코드 툴을 쓸 것을 적극 권장했지만, 한번 GPT 의 도움을 받아 개발부터 배포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밟아보고 싶다는 그의 말에 고생길이 훤했지만 일단 작업을 시작했다. node 환경, firebase 등 다뤄보지 않은 것들이 많기도 하고, 3년만에 코드를 접하는지라 여러모로 삽질이 많았지만, GPT 의 도움을 받아서 무사히 챗봇을 웹사이트에 띄우는 것까지 3시간안에 완료했다!
사실 삽질시간을 넉넉히 잡아 하루정도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확실히 GPT와 함께 디버깅을 하면서 예상치 못한 오류들을 잡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게 되었고 생각보다 수월하게 배포까지 완료했다.
오랜만에 집중하고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경험해서 꽤나 재미있었다. 원하던 모습이 딱 나왔을 때의 그 희열! 그것 때문에 개발이 참 매력적이었지-하고 오랜만에 느끼게 되었던 순간.
AI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은 AI 전문가여야 하는가
AI프로덕트를 맡게 된 순간부터 무의식적으로 AI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프로덕트와 관련해서 다른 동료분들과 이런 저런 생각을 공유하면서 든 생각은 오히려 지금 AI프로덕트에 대해 가장 일반인의 관점에서 잘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AI프로덕트에 대해 관심이 없고, ai 뉴스도 구독해서 보지 않고, 시장에 나와있는 프로덕트들을 도전적으로 사용해보지도 않으면서, ai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꿔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아직 모호하고 흐릿한 상태. 이 상태의 나는 우리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고객과 가장 닮아있는 모습이 아닐까.
그러면 내가 문제라고, 불편하다고 느꼈던 지점들을 하나씩 해결하면, 자연스럽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는 셈이 아닌가? 오히려 AI에 대해서 잘 몰라서, 익숙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느끼는 순간이다.
AI에 대한 관심이 뜨겁긴 하다. 그런데 우리 스쿼드는 그 중심에서 적절한 역할을 잘 하고 있는가?
요즘 여기저기 다른 팀, 다른 스쿼드에서 우리 스쿼드에서 만드는 ai 프로덕트에 관심이 많다. 이를 활용하여 고객 행동을 유도하고자 목표하는 곳이 많다. 그래서인지 프로덕트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들을 많이 받게 되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나를 포함하여 우리 스쿼드 PM들이 명쾌하고 뚜렷하게 답변을 잘 못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아직까지 외부사람에 더 가깝기 때문에 이들이 지난 1년동안 해왔던 고민들의 너비와 깊이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일 것이다. 그렇지만, 뭐랄까- 당연하게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이면 했어야할 고민들이 전혀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런 점이 계속 아쉬운 부분이다. 다음주에는 이러한 고민들에 대해 좀 더 깊이 다루어보고, 뭔가 유의미한 결과물들을 만들어볼 수 있는, 그런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게으르고 간절하지 않았던 한 주였다.
토요일에 모두 끝냈어야 했던 회고를 결국 월요일까지 가져온 것만봐도 그렇다. 전반적으로 늦잠을 잤고, 덕분에 깊은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는 새벽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해야만 하는 일들을 처리하는 과정들이었고, 프로덕트에 유의미한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PM으로서나 사이더로서나 어느 것하나 유의미한 결과들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부끄러웠던 한 주였다.
마음이 맞는, 같은 생각을 하는 동료가 있다는 것
함께하는 동료들과 생각이 좀 다르다는 것을 한번 더 확인한 뒤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 계속 있어서 답답하던 차에 예전에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같이 한잔하게 되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프로덕트에 대한 고민과 걱정들이 있었는데, 서로의 고민과 걱정에 대해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들과 함께 소주를 기울였던 오뎅바를 나오고 나서도 여전히 문제는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지만, 그냥 뭔가 내가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믿음과 확신, 그리고 다시 달려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스템 점검과 밤샘근무
회사 시스템 점검이 00시부터 6시까지 예정되어있었고, 사다리타기 게임에서 진 나는 PM대표로 밤샘 근무를 하게 되었다. 덕분에 빠른 시간 안에 데브옵스, 백엔드 개발자부터 qa까지 다양한 조직의 사람들과 말을 트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는데, 오히려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되었다.
사실 밤새 보초서는 느낌으로 교통정리만 잘 하면 되겠지-싶었는데, 중간에 이슈가 하나 발견되어 모두를 긴장되게 하는 순간이 있었다. 다행히도 다음날 오전 내로 바로 해결이 되었지만, 새벽 4시무렵 등골이 오싹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