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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결심하게 되는 순간

퇴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은 언제인가?
이 질문은 “나는 언제 이 회사를 다니고 싶다”고 느끼는 지를 생각해보면 답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hint style=“success” %} 내가 면접장에서 이 회사를 꼭 가야겠다고 느낀 순간을 돌이켜보면 대략 아래와 같았던 것 같다.
함께 일하게 될 동료들이 똑똑하고 일을 잘한다고 느껴질 때 {% endhint %}
물론 나는 맡게될 프로덕트에 대한 애정은 지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며, 특히나 PM이라면 그 중요성은 더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을 뛰어넘은 단 하나의 조건은 동료인 것 같다.
{% hint style=“warning” %} 회사를 다니게 되는 여러가지 조건들 중 우선순위를 매겨보자면?
1.
동료 - 배울 점
2.
프로덕트에 대한 애정 & 기대
3.
연봉
4.
기타 복지 - 재택 등
5.
지리적 위치 {% endhint %}
결국 나에게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존경심이 느껴지는지, 멋져보이는지, 배울 것이 많다고 느끼는지-가 회사를 다니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정리해봐도 아래와 같은데, 결국 여기도 핵심은 동료이다.
{% hint style=“success” %} 1. 함께 일하는 동료 혹은 상사가 한심하다고 느껴질 때, 존경심이 더이상 들지 않을 때, 멋져보이지 않을 때 2. 이 조직에서 더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느낄 때 3. 내가 만들고 있는 제품이 그리는 미래가 더이상 기대되지 않을 때 {% endhint %}
세 가지를 적긴 했지만, 사실 1번이 충족된다면, 2번과 3번이 좀 부족한 것은 어느정도 눈 감아줄 수 있다. 왜냐면 남아있는 동료들이 아직 존경스러워보인다면, 멋져보인다면, 조직이 별로이고 내가 만드는 제품이 별로여도 왠지 이 멋진 사람들과 함께라면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어떤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생각한다면 그 기운과 에너지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곤 한다. 지금 있는 조직에 이렇게 1년 넘게 있을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그런 이유가 가장 컸던 것 같다. 제품에 대한 애정 그 자체 보다는 함께하는 동료들이 너무 멋져보여서, 그 자체로 이 조직에서 계속 존재하고 싶었고, 그 열정적인 모습을 닮고 싶었다.
존경하던 리드 분과 이야기를 나눌 때, 결국 사람이 전부-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이렇게 돌이켜보면 정말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새로운 동료들이 한꺼번에 많이 들어오고부터, 그리고 존경했던 리드 분이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고 나서부터 조직에 대한 애정이 점차 사그라들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새로 온 리드 분은 자기만의 주관이 잘 느껴지지 않고,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것도 싫어하고, 과거의 경험과 이력으로부터 얻은 엄청난 인사이트를 주는 것도 아니었으며, 말에 힘도 없어서 설득력도 부족했다. 솔직히 말하면 하루종일 뭐하고 계시는지, 이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시는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하위 정렬보다는 상위정렬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늘 아무리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눠도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가 싫어하는 상사라도 그를 이용하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쟁취해내는 것도 어쩌면 꼭 갖추어야할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내가 제품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다가는 조직에 폐만 끼치는 상태가 되겠구나-싶었고, 조직을 떠나야하는 순간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